최영욱, 김종현, 권대섭 등 달항아리를 소재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달항아리는 예로부터 집에 좋은 기운과 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달항아리를 구매하시거나 그 그림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달항아리는 둥그런 형태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주선 후기의 대형 백자 항아리로 '백자대호'라고도 합니다.
도대체 왜 달항아리를 많이 그릴까 싶었는데,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백자를 보니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왜 달항아리를 다룬 작품이 많은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20여 년간 줄곧 달항아리를 소재로 '카르마(Karma)' 연작을 그려온 최영욱 작가를 소개합니다.
1. 최영욱 작가 소개 및 작품 배경
최영욱 작가는 1964년 서울 출생으로 1991년에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졸업 후 예술가가 된 것이 아니라 학원을 차려 원장이 되었습니다.
그가 차린 입시 미술 학원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고 합니다. 홍익대학교 미대 입학생 다섯 명 중 한 명을 배출한 학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학원을 운영하는 일은 만족스럽지 않았고, 작가가 되어 작품 활동을 하고자 하는 열망과 영영 작가의 꿈이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2000년대 초에 결단을 하고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전업 작가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뉴욕 무명 생활 중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방문하였는데, 그 때 한 구석에 놓인 달항아리가 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한 방'을 내포하고 있지만, 아무에게도 주목 받지 못하는 그 달항아리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였고
가만히 달항아리를 지켜보다보니 도자기 표면에 생긴 불규칙한 균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균열이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생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2007년부터 달항아리를 그린 후 거기에 균열 무늬를 넣은 '카르마'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빌 게이츠 재단이 최영욱 작가의 그림을 세 점 구입한 뒤 작가는 유명세를 치르고 작품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에스파냐 왕실, 룩셈부르크 왕실, Bill&Melinda Gates Foundation, Philadelphia Museum or Art와
국내 국립현대미술관, 대한항공, 대신증 등에서 최영욱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수많은 아트페어에 참가하였으며 특히 2020년 11월 미국 LA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전시작 25점이 모두 완판 되었다고 합니다.
2. 작품 특징 소개
'카르마 (Karma)'는 산스크리트어로 '업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달항아리의 미세한 균열은 우리 모두가 인생에서 거치게 되는 삶의 경험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우여곡절을 겪게 되고, 그로 인하여 하나의 인생을 완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영욱 작가 홈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는 작가의 의도 중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내가 그린 'Karma'는 선에 그 의미가 담겨있다.
그 선은 도자기의 빙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생길이다.
갈라지면서 이어지듯 만났다 헤어지고 비슷한 듯하며 다르고, 다른 듯 하면서도 하나로 어우러진다.
우리의 의지를 초월하는 어떤 운명안에 삶의 질곡과 애환, 웃음과 울음, 그리고 결국엔 그런 것들을 다 아우르는 어떤 기운..
이렇듯 도자기는 내 삶의 기억들의 이미지고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항아리의 형태가 단순하게 보이기 때문에 작업 방식 또한 단순할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영욱 작가는 매일 10시간 이상 작업에 매진합니다.
크고 작은 하얀색 캔버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수한 실선으로 교차되는 도자의 빙열을 볼 수 있습니다.
젯소와 백색 돌가루를 섞어 캔버스에 올리고, 사포로 갈아내는 과정을 수백 번 반복하면 달항아리의 형태감이 서서히 드러나고, 이 위에 붓으로 미세한 균열을 하나씩 그려가며 표현하는 것입니다.
3. 파주 작업실 소개
최영욱 작가는 파주 출판단지에 작업실을 두고 있습니다. 2010년 미국에서 돌아온 후 작업실을 찾다가 파주 출판단지에 오게 되었고, 건축가들의 감각적인 건물과 어우러지는 주변의 푸른 자연환경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최영욱 작가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artist CHOI YOUNG WOOK
Choi Young Wook, Karma, 180 x 150 cm, mixed media on canvas, 2012
www.choiyoungwook.com
4. 하트원 최영욱 작가 특별기획전 '인연과 카르마'
일시: 2023년 1월 28일~2월10일
장소: 하트원 (서울특별시 종구 을지로 167)
하트원은 2022년에 개관한 하나은행에서 운영하는 '하나아트클럽'의 개방형 수장고입니다.
구 하나은행 을지로기업센터 지점을 리모델링하여 갤러리형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직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았으니, 가서 작가님의 작품을 직접 보시고 그 균열에 위로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및 전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부인도 반했던 정영환 작가의 푸른숲 (0) | 2023.02.05 |
---|---|
5대 화가 집안 하태임 작가의 컬러밴드 (0) | 2023.02.04 |
이배 작가의 '먹의 숨결' 그리고 3대 아트페어 소개 (0) | 2023.02.03 |
2023년 서울국제아트엑스포(2월 9-12일) (0) | 2023.02.02 |
임옥상 작가 <여기, 일어서는 땅> 국립현대미술관 (0) | 2023.0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