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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및 전시 소개

박종규 작가 학고재 개인전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by artdealer.yang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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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청동을 참 좋아합니다.

경복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도, 밤이나 낮이나 어떤 시간대에 가도 예쁘고 삼청동에는 맛집도 많습니다.

삼청동 수제비도 맛있고,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팥죽도 맛있고, 황생가 칼국수, 호떡, 풍년쌀농산 떡볶이...

갑자기 배가 고파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삼청동이 좋은 것은 바로 국립현대미술관과 학고재 아트센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부터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박종규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박종규 작가는 작년 5월 학고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계약 체결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전시이며 4월 29일까지 이어집니다.

 

4월에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하기 때문에 세계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에 오게 될 것이고,

특히 경복궁과 가까이 위치한 학고재 갤러리에도 외국 관람객들이 많을 것입니다.

학고재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한국적인 색을 보여주면서도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작가로 박종규를 선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박종규 작가에 대해 소개합니다.

1. 박종규 작가 소개

박종규 작가는 1966년 대구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였습니다.

대학생 시절 박종규 작가는 현대미술을 배우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관심 없는 것들을 찾아 미술에 접목시켜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고민한 작가의 고민거리가 지금까지 영향을 미쳐 '노이즈'를 중심으로 잡아 작품을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대학교 3학년 시절, 공간잡지에 프랑스 작가 클로드 비알라가 쓴 글을 보고 프랑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심이 이어져 프랑스로 유학을 떠납니다.

프랑스 파리 국립 고등 미술학교에서 입학하여 복합미술을 전공하고 졸업했습니다.

프랑스 현대미술 운동 '쉬포르 쉬르파스'를 이끈 클로드 비알라와 프랑스 현대미술의 혁신 아이콘 브라코 디미트리에 빗의 제자입니다.

 

파리 국립 미술학교, 서울 워커힐 미술관, 삼성 그룹, 취리히의 Swiss Re와 과천 국립 현대 미술관, 대구 미술관, 광주 시립 미술관, 인당 미술관 등에서 박종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2. 작품 배경 및 특징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을 이 시대의 키워드로 삼고, 우리가 사는 지금을 '디지털 컴퓨테이션'으로 정의합니다. AI의 그림 실력이 갈수록 늘어가고, chat GPT가 이슈인 지금 작가는 디지털을 주제로 어떤 그림을 그릴까요?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 화면에 발생하는 노이즈에 주목해 왔습니다.

시그널(Signal)은 긍정적인 신호인 데 반해 노이즈(Noise)는 이해하지 못하는 혹은 선택받지 못한 신호입니다.

일반적으로 노이즈는 소통을 방해하는 소음, 잉여물로 여겨집니다.

작가는 이러한 부정적인 신호를 수집한 뒤 확대해서 캔버스로 옮깁니다. 그 결과는 의외로 굉장히 질서 정연한 아름다움으로 나타납니다.

박종규 작가는 완벽한 테크놀로지를 향해 가는 우리에게 노이즈야말로 휴머니즘을 보장하는 보루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박종규 작가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출력한 이미지 위에 붓칠을 더한 기하학적 추상화를 그립니다.

최근에는 회화의 평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목재를 CNC 커팅으로 잘라 그 위에 캔버스를 덧입혀 작업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삐뚤어진 캔버스는 입체도 평면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회화의 본질이 평면성이라는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여 회화도 입체 예술일 수 있음을 지적하는 작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입니다.

3. 작품 소개

박종규 작가 <수직적 시간> Vertical time (2023) @학고재 갤러리 제공

<수직적 시간> 연작을 소개합니다.

<수직적 시간은> 비처럼 내리는 노이즈를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컴퓨터로 작업한 이미지를 시트지 커팅기로 잘라 화폭에 붙이고 물감을 칠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인쇄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4~5겹의 중첩된 레이어가 숨어 있는 작품입니다.

<수직적 시간>은 보는 각도에 따라 평면으로 보이기도, 입체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박종규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입체와 평면, 과거와 현재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자 하는 작가의 도전정신과 회화의 본질성에 대한 질문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수직적 시간>인 것 같습니다.

4. 전시 소개

전시명: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전시기간: 2023년 3월 15일- 4월 29일

관람시간: 화요일-토요일 10:00-18:00 (매주 일, 월 휴관)

비용: 무료

장소: 학고재 갤러리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박종규 작가 전시 시대의 유령과 유령의 시대 @학고재 제공

디지털 노이즈의 이미지 변주한 회화 작품, 설치 미술, 영상 등 40여 점의 신작을 전시합니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수직적 시간> 연작을 보실 수 있고,

신관에서는 완전히 다른 작품, 만발하는 벚꽃처럼 보이는 색색의 모래폭풍을 그린 회화와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작품이 있습니다.

수직적 시간이란 시적인, 예술적 시간을 의미한다.
평범하고 진부한 일상의 수평적 시간을 살면서 예술을 만날 때 살아갈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수직적 시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종규 작가는 '수직적 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시간이 수직적 시간인가요?

박종규 작가처럼 예술을 만나는 시간이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여행에서 마주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삶 속에 수직적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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