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작가는 이중섭 작가와 함께 한국 근대 서양화의 양대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작가는 소박하고 일상적인 서민의 풍경과 한국적인 정감 등을 향토색 짙은 작품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단조로우나 한국적 주제를 서민적 감각으로 다룬 점이 특징입니다.
1. 박수근 작가 소개 (1914년 2월 1일 - 1965년 5월 6일)
박수근 작가는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현재 양구에서 박수근 생가터에 미술관을 지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으나 당시에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미술 공부를 하는 것이 대세였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박수근 작가는 화가의 꿈을 접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이나 선생님을 따로 두지 않고 혼자 스스로 그림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고 덕분에 우리는 한국 역사에 남는 소중한 작품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21세에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하여 금강산으로 노동을 떠나면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박수근 작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가난속에서 헐값으로 화방에 그림을 팔아 겨우 생계를 연명다가, 미군 PX에서 미국인 병사들을 위해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자리를 얻게 됩니다. 이렇게 미군을 위해 그림을 그려 파는 것으로 생계를 이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이후 새롭게 생긴 국전(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에 입선하여 남한 미술계에서 화가로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고 주로 한국에 온 미국인 미술 애호가들이 박수근 작가의 작품을 사고, 뉴욕 월드하우스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현대회화 전'에 전시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해외로의 출품 소식에 국내 미술계도 박수근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조선일보사가 주최한 제3회 현대작가초대전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전성기를 보내기도 하였으나 신장염과 간염 등 병에 걸려 작품에 전념하지 못하였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박수근 작가의 안타까운 생애 때문인지, 작품에 담긴 작가의 시선과 당시의 시대상 때문인지 박수근 작가의 작품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아려옵니다.
박수근 작가는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긴 능력 있는 화가이며,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온 태도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큰 귀감이 됩니다.
2. 작품 배경 및 특징
박수근 작가 작품의 특징은 평면적인 질감과 어두운 색상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어두운 색상 중에서도 주로 황갈색을 사용하였습니다. 평면적인 질감과 어두운 색상을 사용하여, 향토적이고 가난한 서민의 예술을 추구하였습니다.
어두운 색상은 당시 서민들의 삶의 무게를 생각하게 만들며, 당시 박수근 작가의 삶 역시 힘들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또한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평면적인 질감은 작가가 가난한 서민을 위한 예술을 추구했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향토적이고 서민적인 한국인들의 모습은 일제강점기부터 박수근 작가의 주요 중심 소재였습니다.
수채화나 황토빛 유화를 통하여 농촌의 일상을 표현하기도 하였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황량하고 쓸쓸한 전쟁 후의 풍경을 담아내었습니다.
3. 작품 소개
1950년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 박수근 작가의 빨래터는 한국화 중에서도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으로 약 45억에 낙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캔버스의 유채로 그린 작은 그림이지만 향토적 소재에 특유의 마티에르(하단에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즉 질감을 내는 기법을 적용하기 시작한 1950년대 박수근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시냇가에 나란히 앉아 빨래하는 여인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약간 기울어진 사선 구도로 그려냈습니다.
다양한 자세의 여러 인물들을 짜임새 있게 배치하여 원근감과 율동감을 만들어냈고,
인물은 단순한 선으로 간결하게 표현하였지만 박수근 작가의 기존 작품이 황갈색 중심이었으나, 이 작품은 황갈색 색조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여러 색채의 공업용 안료를 표면에 두껍게 쌓아 올려서 화면 전체를 마치 화강암의 표면 같은 질감을 표현해 냈습니다.
사실 빨래하는 조선 여인의 모습은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박수근 작가는 특별히 빨래터라는 공동체 공간 속의 다양한 인물 군상을 표현해 냈다는 점이 다릅니다.
홀로 노동하는 여인들 각각의 모습은 이 작품에서 하나의 군상으로 모이고, 화면 속에서 이들은 마치 서로 대화하듯 활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절제되고 소박한 화면을 통해 향토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에 대한 작가의 진솔한 시선을 담아낸 작품으로,
기존의 황갈색의 한계를 극복했고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4. 미술 용어: 마티에르
마티에르란 물질이 지니고 있는 재질, 소재, 질감을 뜻하는 프랑스어입니다.
미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물감이 화면 위에 만들어내는 재질감'을 뜻합니다.
캔버스에 펼쳐진 물감을 두껍게 바르는 과정에서, 물감 위로 붓, 나이프 등의 도구가 지나간 흔적이 남게 되어 화면에 풍부한 재질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주로 유화(Oil Painting)의 다양한 기법들에 의해 표현되어 "나는 마티에르가 두터운 유화 작품을 선호합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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